공정사회 이루려면 교육이 중요
정태선 2010/11/15, 12:53:56, HIT : 7520

공정사회 이루려면 교육이 중요

      1. 유아시기부터 생활 속에서 공정함이 무엇인지 알아야...

     2. 공정한 분위기이어야 아동의 정서 안정...

    
3. 글로벌 리더는 어떤 환경에서 키워지나?

    
4. '일그러진 영웅'논술수업 디자인 

    
5. 옳음, 정직, 공정함은 생활철학


1. 유아시기부터 생활 속에서 공정함이 무엇인지 알아야....

큰 아이가 3살 전후해서 밖에 나가기만 하면 울고 들어왔다. 연년생인 두 아이를 키우는데, 매일 울고 들어오니 힘들고, 속상했다. 텍사스 UT 학생아파트 가운데 임대료가 가장 싼 곳을 선택하다보니, 앞집도 옆집도 아랫집도 모두 한국 유학생집이었다. 텍사스 기후가 너무나 더운데도 불구하고 모두 에어컨 전기료를 아끼느라, 한국 사람들은 창문도 현관문도 다 열어 놓고 살았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으면 갑자기 동네 꼬마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와 음식을 집어 먹고 들락거리며 놀았다.

한국 정서로 보면 참 정겨운 모습이다. 일부러라도 음식을 해서 나누어주고 정을 쌓아가는 우리 정서로 보면 참 따뜻한 모습이다. 동네아이들도 다 내 자식 같은 아이들이 아닌가? 그러나 미국 정서로 바라보면 참 기가 막힌 풍경이다. 어린아이들이라도 남의 집에 들어가려면 주인에게 허락받아야 하고, 남이 만들어 놓은 음식을 먹을 때는 더욱 더 허락을 받아야 마땅하다.

울음소리가 나서 나가보면 영락없이 우리 아이다. 하루는 아이들과 다 같이 밖에서 놀고 있다가, 상황이 어찌 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한 아이 집에 모두 들어가게 되었단다. 그런데, 유독 우리 아이만 그 집에 못 들어가고 밖에 서서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린 모양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으니, 3살 꼬마가 속상해서 울었나 보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우리 아들에게 ‘양반집 아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물론 칭찬은 아니다. 집집마다 현관문이 활짝 열려 있으니, 이집 저집 들락날락하며 노는데 유독 우리 아이만 남의 집 문턱을 넘어서는 일이 없고, 밖에 서서 기다리다가 어른 허락이 떨어지면 그제서야 들어갔단다. 그리고 들어가서도 다른 아이들처럼 이 방 저 방 돌아다니지도 않고 남의 장난감도 건드리지 않아서  붙여진 별명이다.

동네엄마들이 나와 비슷한 나이였는데 아랫집은 군 출신으로  연배가 15년 쯤 많은 댁이었다. 부인은 군인부인답게 웃어른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군인부인은 우리 아들을 늘 골탕 먹이며 울리던 앞집 여자 아이 칭찬을 입이 닳도록 했다.

“제는 커서 큰 인물 될 거야. 여자 아이가 참 야무져. 어디다 내다 놓아도 잘 살 거야. 암, 애들은 저래야 해. 숫기가 좋아야지. 그래야 큰일을 하지.”

심지어 앞집 여자 아이가 우리 아이를 골탕 먹였던 일을 재현하며 배를 잡고 웃으며 말하곤 했다.

나는 그 당시 이런 상황이 참 고민스러웠다. 우리 아이를 숫기 있게 키워야 하나? 숫기가 뭐지? 우리말 수+한자어 氣가 합쳐진 이 말에는 옳고 그름, 정당함 등의 개념의 기준이 담겨지지 않은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가 잘 우는 것 빼놓고는 야단맞을 짓을 하고 다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군인부인 말대로 앞집 여자아이가 똑똑해도, 우리 아이보다 한 살 많을 뿐이지 아직 어려서 옳고 그름을 몰라 그러는 것을 어떡하겠는가? 더욱이 내 아이도 아닌데 내가 가르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키워도 되는지 마음이 무거웠다. 부당한 행동이 숫기가 좋은 것으로 칭찬받는 분위기에서 키워도 되는지 고민스러웠다. 거창하게 말해서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콜로라도 학생아파트 A동의 공정하지 못한 사회의 무질서와 부당함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맹모삼천지교를 강행했다. 월세가 70불정도 더 비싼 브래큰릿치 아파트로 이사가기로 결심했다. 70불이면 2주 주식비 정도였으니, 무리수를 두어야만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잠든 새벽 3시에 일어나 신문배달을 했다. 이렇게 돈을 벌면서 이사했다. 새로 이사 간 지역은 렌트비가 좀 더 비싸 한국 유학생 수가 적었다. 있어도 주택건물 양식이 전에 살던 콜로라도 아파트처럼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았고, 집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 서로에게 상처를 줄 공간 구조가 아니어서 선택했다. 그리고 주로 미국인, 남미인 등 세계 각국 사람들이 살았다.

2. 공정한 분위기이어야 아동의 정서 안정......
    

그런데 이사 가서 며칠 지나 우리 아이가 또 울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 때는 정말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데 곧이어 누가 현관문을 똑똑 두들기는 것이 아닌가? 문을 여니, 금발의 날씬하고 키도 크고 성격이 강해 보이는 여자가 꼬마아이를 앞세우고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건 또 뭐야? 이젠 내가 겁을 먹고 있는데, 이 여자가 화를 꾹꾹 누르는 표정으로 자기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샌디, 네가 뭘 잘못했지? 네가 뭘 잘못했는지, 친구에게 말하고 미안하다고 말해야지.”

라고 말하더니 자기 아들 옆에 꼿꼿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난, 정말 기절할 뻔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다 있나?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우물주물 거렸다.

“샌디, 정확하게 똑똑하게 이야기하고, 정중히 미안하다고 해.”
샌디라는 아이가 사과하는 말이 끝나자, 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샌디, 괜찮아. 우리 집에 들어와 놀다 갈래?”

조금 전에 못난이처럼 울던 3살박이 아이가 이렇게 의젓한 말을 다 하다니?  내 아들 때문에 또 놀랐다. 맹모삼천지교를 실감했다. 우리아이는 그 동네에서 마음껏 뛰놀며 어릴 때부터 옳고 그름, 정당과 부당, 공평과 불공평, 배려와 용기 등을 배우며 멋지게 성장했다.


3. 글로벌 리더는 어떤 환경에서 키워지나?


글로버 리더, 핵심역량인재는 이런 환경에서 키워지는 것이다.

어린 아이라고 옳고 그름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공정하고 무엇이 부당한지 어린아이일 수록 더 민감하게 본능적으로 안다. 만약 엄마가 첫째와 둘째아이를 차별해서 키운다든지 부당하게 대우한다면 아이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상처받고 병든다. 아이든, 어른이든, 이 사회든 공정하지 못하면 병들어버린다.

4. '일그러진 영웅'논술수업 디자인 

아이가 한국에 들어와 4학년 때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5학년에 접어들면서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6학년 때 일이다. 국어교과서에 이문열의 ‘일그러진 영웅’ 단원이 나온다. 지금은 5학년 교과서에 나오지만, 당시는 6학년 교과서에 나왔다. 한 부분만 발췌되어 나와, 아들이 원본을 사달라고 해서 사주었다. 다 읽더니 화를 내며 나에게 말했다,

"도대체 작가는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거야? 무슨 이런 소설이 다 있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화가 치밀어서 말했다. 초등학교교과서에 왜 이 소설을 실었을까? 아이들이 어떻게 소화시킬지  걱정되었다.

처음 부분, 정의의 편인 한병태가 나와 엄석대와 대적하는 부분은 아이들이 신선하게 읽을 것 같다. 그런데 읽을수록 점점 모든 것이 회색빛이 된다. 이 회색빛이 아이들의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정의 편에 서서 굳건히 싸워주어야 할 한병태는 점점 회색빛이 되어간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회색빛, 명쾌하지 않음. 판단할 수 없는 불투명한 의식상태. 행동할 수 없는 분노. 무기력한 회색빛이 우리의 가슴을 짖누르는 소설이다.

부당함, 악의 상징이어야할 엄석대는 멋진 얼룩말 처럼 그려진다. 검은색 무늬가 부당함, 비리의 색깔이라면 정이 많은 의리파 두목 같은 매력이 흰색으로 그려져 전체적 인상은 멋진 얼룩말 무늬 처럼 다가 온다.  정의편인 후임교사도  멋지게 그려져 있지 않다. 엄석대를 따르던 친구들도 회색빛이다, 엄석대가 세력이 약해지자, 아이들이 등을 돌린다. 그 과정에서 정의의 사도인 교사에 의해 교화되거나, 정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아이들 스스로 정의의 길을 선택하는 반전이 아니다.

오히려 한병태의 눈에 비친 아이들은 정의의 편에 선 아이들이 아니라, 의리파 엄석대를 배반한 배반자로 크로즈업 된다. 이 부분에서 한병태도 교사도 아이들도 다 한 무리가 되어 회색빛이 된다. 어찌보면 이런 한병태가 가장 인간적인 사람의 모습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결국 정의도 공정도 도덕도 경계선이 애매모호한 것으로, 이것이  인생살이 아닌가 싶게 그려있다.  마치 이 회색빛이 정의일수도 있겠다는 회색빛에 세뇌될 지경이다. 마지막에 엄석대가 정당한 처벌을 받아 퇴학당하는 모습에서 공정과 정의가 전혀 멋지게 그려있지 않다. 이 결정적인 순간에도 회색빛으로 정의의 개념마저 흐려져 있어 절망감이 목에 차올라 책을 내려놓게 되는 소설이다.

그러니 아이가 얼마가 화가 났을까? 그래서 아들에게 그 당시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을 설명하여주었다. 대부분 작가들은 분명한 메시지를 소설에 담아내지만, 어떤 작가는 주관을 넣지 않고 현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그려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수법을 쓰기도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불투명한 의식, 판단할 수 없는 애매함,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 지 모르는 현실, 이 땅의 지식인, 리더가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현실을 그대로 그려놓기만 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소설, 독자 각자 이 사회를 생각해보게 하는 효과를 노려서 화자가 된 소설이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런데 지금도(2010년 현재)소설 ‘일그러진 영웅’이 이제 5학년 초등교과서에 나온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오래 전 아들과 이야기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당과 당, 공평과 평의 개념을 터득해 나갈 수 있도록 수업을 디자인 해보았다. 그래서 ‘정부불공’카드를 준비해서 독서토의를 진행시켜 보았다. 그리고 교과서에 나오는 황새의 재판을 읽고 그냥 무감각하게 넘어가는 공정의 개념, 부당의 개념을 잡아채서 토의 수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오헨리의 ‘20년 뒤’와 ‘1달러의 가치’는 justice(공정)과 사랑(우정)사이에서 정말 선택하기 힘들고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회색빛을 선택하지 않는다. 두 소설은 애매한 상황 속에서도 예기치 못한 반전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논술글쓰기는 '진정한 영웅'에 대해 쓰게 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현실에 맞부딪쳤을 때  공정한 판단을  할 줄아는 판단능력을 키워주어,  미국의 샌디엄마처럼 생활 속에서 생활철학이 되어 작은 것부터 행동으로 실천할 때 공정한 사회가 만들어질거라는 마음으로 논술수업을 디자인했다.

5. 옳음, 정직, 공정함은 생활철학 

공정사회를 이루려면 아주 어린 나이부터 집안에서, 학교에서  교육이 중요하다. 공정사회는 생활속에서 내가 이루어야 한다.

첨부파일 : (첨부 파일 없음)
IP : 122.38.♡.245
다음글 이전글
        목록보기
[공지] 관리자       언어유전자가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2014/10/08 3008
[공지] 관리자       핵심역량교육철학과 통합교육과정으로 융합인재를 키... 2013/04/08 4107
[공지] 관리자       2013년부터 0-5세 전면 무상보육 시행 전망 2012/12/31 4420
[공지] 관리자       [신나는 NIE/신문 팍 읽기 도사]선택과 의사 결정 훈... 2011/07/06 6586
[공지] 관리자       동아일보 [신문과 놀자!]읽고, 생각하고… 전쟁 막는... 2011/06/23 6554
[공지] 정태선       공정사회 이루려면 교육이 중요 2010/11/15 7520
[공지] 관리자       책꽃이2:정태선소장과 함께 책을 읽어요. 2010/07/12 8003
[공지] 관리자       책꽃이1:정태선소장과 함께 책을 읽어요. 2010/07/12 8440
[공지] 관리자       Please Touch M. 2010/05/20 8237
[공지] 관리자       우리나라에서 5월 5일 어린이날이 소중한 이유? 2010/05/05 8797
[이전 10개][1][2][3][4][이후 10개]
 

 

 

상호명:책끼읽끼     대표자 정태선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봉로57 호수빌딩 8층 S7      사업자등록번호  101-81-63554     통신판매신고  제01-5597호     부가통신사업신고 제18641호대표전화 02-730-1901     교육사업부 02-730-1929     팩스번호 02-730-1903(평일09:00~18:00, 토요일 09:00~13:00) 개인정보관리책임 papyrusy@naver.com  Copyright(c)2008 책끼읽끼. All rights reserved.